이직을 앞두고 이직의 이유에 대해 고민해보았다.
회사 생활에 대해 어떤 사람은 회사의 이름, 보상, 복지를 큰 가치로 뽑는다. 저연차의 나 또한 그런 가치를 중시하여 대기업에 입사했었다.
하지만 약 2년의 대기업 생활동안 마음을 설레게 하는 일은 항상 회사 밖에 있었다. 첫 직장에서의 열정, 낭만,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소실되어버린 것만 같았다.
첫 직장에서의 나는 내가 만드는 프로덕트를 사랑하고, 회사의 미래에 대해 얘기하고 싶어했고, 성장에 대한 열망으로 가득차있었다. 그리고 나의 열망을 지지해주고 함께해주는 동료들과 함께했었다.
대기업에서 2년 동안 일하면서 내 태도가 누군가에게는 불편함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많이 위축되기도 했었다. ‘행복은 회사 밖에 있는데요.’, ‘뭘 그렇게까지 해.’, ‘그냥 적당히 해.’ 등의 염세적인 말에 휘둘렸던 순간들도 있었다.
나는 그래도 일을 열심히 하고 싶고, 회사를 좋아하고, 사랑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보고 싶고, 꿈을 꾸고 싶었다.
내가 휘청일 때마다 나의 가치관을 놓치지 않게 붙잡아주었던 건 첫 직장에서의 경험과 남편이었다.
내 가치관을 사랑해주는 남편과 여러 직장 동료들, 외부 동아리에서 만난 지인들과 얘기를 나누고 온 날이면 내가 틀리지 않다는 확신을 얻을 수 있었다.
물론 다른 사람들이 틀렸다는 말은 아니다. 그저 내가 나와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었을 뿐이다.
나는 짧은 시간동안 원치 않게 많은 팀을 경험해보며 내게 맞는 옷의 질감과 치수를 깨닫게 되었다. 나의 마음 고생들은 차근차근 쌓여가며 단단한 가치관을 이루었다.
아직도 나는 많이 휘둘리고 언젠가 지금의 이직 결정을 후회할 수도 있을 것 같다. 하지만 나를 띄엄띄엄 보는 사람들이 하는 말에 더 이상 휘둘리지 않고 떠나보려고 한다.